손아섭 FA 계약 (늦은 이적, 좌익수 도전, 생존 경쟁)

손아섭이 올 시즌 FA 계약을 마무리하기까지 유난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1군 캠프가 시작된 뒤에야 한화 이글스와 1년 1억원에 사인했죠. 일반적으로 손아섭 같은 베테랑 타자는 시장에서 금방 자리를 찾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가 직접 그의 커리어를 지켜보면서 느낀 건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는 겁니다. 나이와 수비 능력, 보상금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계약이 지연됐고, 결국 원 소속팀에 낮은 연봉으로 잔류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늦은 이적, 손아섭은 왜 FA 시장에서 고전했나

손아섭은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입니다. 2007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2618안타를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안타 제조기로 자리매김했죠. 하지만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뒤 계약까지는 유난히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2월 5일에야 한화와 1년 1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FA 중 가장 마지막에 사인한 선수가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FA 시장에서는 검증된 타자가 높은 몸값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손아섭의 사례는 그 통념을 뒤집었습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수비 능력이 제한적이고, 한화가 아닌 다른 팀이 영입할 경우 7억 5000만원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보상금 제도(Compensation System)란 FA로 선수를 빼앗긴 구단에 금전적 손실을 보전해주는 제도로, 타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 연봉 외에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출처: KBO 공식 홈페이지).

한화도 손아섭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FA로 강백호를 영입했고,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와도 계약을 마친 상태였죠. 지명타자(DH)와 코너 외야수 자리가 포화 상태였기에 손아섭이 설 자리는 많지 않았습니다. 한화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Sign and Trade) 방식으로 그를 다른 팀으로 보내려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란 원 소속팀이 FA 자격을 얻은 선수와 재계약한 뒤 즉시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이적을 원하는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유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좌익수 도전, 새로운 포지션으로 기회 잡기

손아섭은 계약 직후 퓨처스 캠프에 합류해 몸을 만들었습니다. 김경문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 중 손아섭의 1군 합류 시점에 대해 "퓨처스에서 몸이 다 만들어졌을 때 경기는 좀 뛸 것이고, 연습경기 때 합류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3월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손아섭은 퓨처스팀 1번타자 겸 좌익수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경문 감독은 손아섭을 좌익수로 기용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익수 쪽은 확실한 주전이 있다. 지금 좌익수는 (문현빈의 WBC 참가로) 주전이 없으니 한 번 뛰면서 보려고 한다." 제가 오랫동안 야구를 지켜보면서 느낀 건, 베테랑 선수가 새로운 포지션에 도전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손아섭처럼 주로 지명타자로 뛰던 선수가 외야 수비를 맡는 건 더욱 그렇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손아섭의 약점은 수비였는데, 이제 그 약점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니까요. 청백전에서 손아섭은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제대로 무력시위를 펼쳤습니다. 첫 타석에서는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를 상대로 몬스터월 상단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쳤습니다. 타격 감각만큼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증명한 셈입니다.

  1. 첫 타석: 몬스터월 상단 직격 2루타
  2. 두 번째 타석: 우중간 담장 넘는 홈런
  3. 이후 두 타석: 땅볼과 뜬공으로 아웃

생존 경쟁, 손아섭의 앞날은

한화는 3월 10일 두 번째 청백전을 진행한 뒤 12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 돌입합니다. 손아섭의 1군 생존 경쟁도 본격 시작됐죠. 일반적으로 팀이 우승을 노리는 상황에서는 젊은 선수를 키우는 게 우선순위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시즌은 길고 부상과 슬럼프는 언제든 찾아옵니다. 그때 손아섭 같은 베테랑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손아섭은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기록을 달성하려면 많은 안타를 생산해야 하고, 그만큼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화의 지명타자 자리는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강백호와 페라자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손아섭이 많은 기회를 받는다는 건, 역설적으로 팀이 잘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아섭은 좌익수라는 새로운 포지션에 도전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도전 정신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38세의 나이에 익숙하지 않은 수비 위치를 맡으면서까지 현역을 이어가려는 열정은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니까요. 한지윤 등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손아섭의 경험과 타격 능력은 여전히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손아섭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는 앞으로 남은 시범경기에서의 모습에 달려 있습니다. 타격은 청백전에서 입증했으니, 이제 좌익수 수비에서 얼마나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제가 오랜 시간 야구를 보면서 배운 건, 결국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것입니다. 손아섭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그리고 팀과 개인의 목표 사이에서 좋은 타협점을 찾길 응원합니다.

--- 참고: https://www.sportschosun.com/baseball/2026-03-09/20260309010006039000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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