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 건강 (유리몸, 시범경기, 풀시즌)
NC 다이노스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건강한 구창모를 풀시즌 내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그의 압도적인 피칭은 분명 리그 최상위권인데, 정작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경기 수가 너무 적었으니까요. 저도 구창모를 지켜보면서 늘 아쉬움이 컸습니다. 2026년 3월 16일 KIA전에서 4.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구창모를 보며, 어쩌면 올해는 정말 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유리몸 투수, 구창모의 아쉬운 이력
구창모는 KBO 리그에서 손꼽히는 좌완 에이스입니다. 그의 피칭 폼과 구위, 제구력은 류현진이나 김광현 같은 메이저리거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마운드에 올라선 날만큼은 상대 타선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문제는 그런 날이 시즌 내내 너무 적다는 겁니다.
NC는 구창모의 뛰어난 기량을 믿고 큰 계약을 안겨줬습니다. 팀 입장에서는 당연한 투자였죠. 하지만 그 이후 부상으로 인해 경기 출장 수가 현저히 적었고, 팬들은 기대감과 실망감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역시 구창모가 선발로 나서는 날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를 봤는데, 막상 시즌 중반이 되면 부상 소식만 들려와서 속상했던 기억이 많습니다. 규정 이닝(規定イニング)이란 선발 투수가 시즌 동안 최소한으로 소화해야 하는 이닝 수를 뜻하는데, 구창모는 단 한 번도 이 기준을 채워본 적이 없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2025 시즌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복귀전이 계속 미뤄지다가 시즌 막판에야 간신히 돌아왔죠. 팬들 사이에서는 '건강한 풀시즌 구창모'가 마치 유니콘이나 봉황처럼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로 회자됐습니다. 실제로 존재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누구도 제대로 본 적 없는 신비한 존재처럼 말이죠.
2026 시범경기, 달라진 구창모의 모습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구창모는 2026 시즌을 앞두고 WBC 대표팀 차출 제의를 고사하면서까지 철저하게 몸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국가대표로 뛰는 것도 영광이지만, 그보다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거죠. 이런 결단은 쉽지 않았을 텐데, 저는 그의 선택을 보며 진짜 프로의식이 뭔지 느꼈습니다.
3월 1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구창모는 4.2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최고 구속 145km/h의 강속구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공략했고, 총 69구 중 43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으며 정교함까지 겸비한 피칭을 펼쳤습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2%를 넘는다는 건 제구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시범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고, 정규 시즌과는 다르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시범경기든 정규 시즌이든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구위와 제구력은 분명 달라진 몸 상태를 증명하는 지표였으니까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NC 타선의 집중력, 5회 빅이닝
구창모의 호투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건 NC 타선의 집중력이었습니다. 5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대타 오장한이 선제 적시타를 터뜨렸고, 이어 최정원이 우익선상 3루타로 두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권희동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지며 한 이닝에만 4득점을 올렸죠. 이런 집중타는 팀이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야구에서 빅이닝(Big Inning)이란 한 이닝에 여러 득점을 올려 경기 흐름을 단번에 뒤집는 공격을 뜻합니다. NC는 이날 5회에 정확히 그런 공격을 펼쳤고, 구창모에게 든든한 점수 지원을 해줬습니다.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받쳐주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이날 경기는 투타가 조화를 이룬 좋은 사례였습니다.
다만 경기 후반 NC 불펜이 6회 2실점, 7회 1실점을 허용하며 4대 0 리드를 4대 3까지 내줬던 장면은 아쉬웠습니다. 일각에서는 "불펜이 불안하면 시즌 중반 이후 힘들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아직 시범경기이고 감독이 여러 투수들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라고 봤습니다. 8회 임지민이 삼자범퇴, 9회 류진욱이 13구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며 결국 승리를 지켜냈으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풀시즌 가능성, 선발 로테이션 완성
만약 구창모가 올 시즌 건강하게 풀시즌을 소화한다면, NC 선발진은 리그 최강급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현재 NC 선발진은 다음과 같이 구성돼 있습니다.
- 라일리 톰슨: 2025 시즌 다승 공동 1위, 외국인 에이스
- 커티스 테일러: 신규 영입 외국인 투수, 빠른 적응 기대
- 토다 나츠키: 일본인 아시아쿼터, 안정적인 중간 선발
- 구창모: 국내 최상급 좌완 에이스, 건강만 유지된다면
이 네 명의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NC는 충분히 포스트시즌을 노릴 수 있습니다. 특히 구창모가 로테이션 한 축을 안정적으로 담당해준다면, 톰슨과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할 수 있죠. 저는 올 시즌 NC의 성적이 구창모의 건강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거라고 봅니다.
물론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규정 이닝을 채운 적 없는데, 올해라고 다를까?"라는 의견이죠. 맞는 말입니다. 과거 데이터만 놓고 보면 회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는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WBC 대표팀까지 포기하며 몸 관리에 올인한 점, 스프링캠프 동안 무리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한 점,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구위와 제구력 등을 종합하면 충분히 기대해볼 만합니다.
실제로 KBO 리그 공식 통계에 따르면(출처: KBO) 선발 투수의 시즌 성적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퍼포먼스와 약 70% 정도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합니다. 물론 부상 변수가 있지만, 구창모가 보여준 초반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구창모는 NC의 미래이자, 팬들에게는 가장 보고 싶은 선수입니다. 솔직히 저도 시즌 내내 그의 피칭을 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시범경기에서 확인한 것은, 그가 정말 진지하게 준비했고, 몸 상태도 예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남은 시범경기와 정규 시즌 개막까지 부상 없이 잘 넘기기를, 그리고 올 시즌만큼은 '상상 속의 존재'가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에이스' 구창모를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봅니다. NC 팬이든 아니든, 좋은 투수가 건강하게 뛰는 모습은 야구 팬 모두에게 즐거움이니까요.
--- 참고: https://www.spocho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1627